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2024영천백일장

담우淡友DAMWOO 2024. 10. 26. 08:02

   영천 그 긴 기억

 

                                             조      린

 

저 단풍 물들어가는 나무들 사이에

붉게 타오르는 그 곳에

어느 나무 아래 계시나요

가을이 다시 왔네요

어머니 품에서 물들어가는 나뭇잎들로

감싸여 소슬바람에 춤을 추며

하늘엔 흰구름 가득해요

하지만 그리움은 여전히 푸르죠

생각나는 어머니의 빛나는 눈빛과 따스한 손길에

내 맘은 아직도 서글퍼져요

 

이맘때가 되면 다시 여기 와야 할 마음이

마악 더 붉어져요

 

어느 나뭇잎 그늘 아래

저 멀리 산 깊은 새들 지저귀는 숲의 골짝에

물길 굽이굽이 긴 강변에

가을 다시 오면 함께 산에 들에 오가며

그리움도 잠시 잊고 칭얼대는 시간을

저절로 잊혀져가는 허투룸에 빠지지 않게요

 

물가와 산들 어디에나 이 가을 새겨 둘게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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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23년 10월)에 고배를 마시고, 두 번째 간 길이었다. 잔뜩 힘들여 썼던 작년 작품과 달리 이번에는 어머니를 찾아가는 그리움을 넣어 늦더위에 얼굴이 벌개지도록 썼다. 이미 이승에 없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을 단풍도 높고 푸른 하늘도 눈시울 적시는 정경(情景)이 된다. 가볍게 읽히는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감정이 읽는 사람에게 이입(移入)되는 것일까. 예상에 없던 결과였다.   

2024 영천백일장 장원

 

영천 강변공원(금호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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