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 그치고
한낯 햇살이 빛났네
가로수 낙엽 울긋불긋
모자이크 완성해가는 강변
한 폭으로 익어가는 둑길을 걸었네
하늘이 가라앉은 수면 위엔 물오리가 떠 있고
흰구름도 소리없이 노저어 흐르면
자맥질하는 물고기가 하늘로 떨어지네
하늘로 사라진 유년의 물고기가 있네
손에 잡힐 듯 빠져나가며
하늘을 나는 꿈이 쫓던 무중력의 꿈속
이젠 날지 않는 무게로 가라앉은 가을
생각이 여물어 땅으로 떨어지네
시간 얼마 남지 않은 흰 나비 한 마리
시든 지칭개 꽃 위에 앉았다 날아가고
쑥대궁 끝에 앉은 잠자리 한 마리도
곧 멈출 시간 갈색 나뭇잎이네
나도 내 삶의 무게를 견디며
시간을 뒤로 재는 길목에서
스러져가는 달맞이꽃을 보네
가을이 언제 또 꿈으로 영글지
낙엽 한 장 가슴 자락에 끼워 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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