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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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이율배반二律背反의 미美

담우淡友DAMWOO 2024. 12. 28. 09:16

 나라 안 두 정계 무리의 정견(政見)에 관한 언투(言套)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견강부회(牽强附會),각주구검(刻舟求劍)이다. 가로등 위에서 나방을 찾는다. 옆집에서 슬쩍 끌어온 수돗물이 자기의 물이다. 앞집 창문에다 '엿보지 마세요' 적색 스프레이로 갈겨 써 놓는 현상이다. 

 말투의 미(美)가 양쪽에 다 있다. 목소리의 추(醜)가 다 있다. 그런데 어느 쪽이 진정 미(beauty)의 파동을 진동시키는지 겨울 강 수면 위의 물안개다. 때로는 강가의 마른 수초잎이다. 얼음 사이로 흐르는 물결이다. 가로등 위에서 찾은 나방의 고치였다가 겨울잠에 든 무당벌레의 웅크림이다. 

 강가의 민초(民草)는 물기를 먹고 산다. 여울목 소리를 들으며 큰다. 홍수가 지면 속절없이 눕는다. 햇살이 비치고 산들바람 불면 일어난다. 마른 채로 겨울을 나서 봄이 오면 어김없이 다시 푸르러진다. 어느 잡초가 계절을 어기고 햇살을 거부했던가. 꽃을 피우지 못해서 죄송한 적 있었나.

 나라 안 두 정치 무리의 진로(進路) 양 끝 길섶에서  질주하는 카본색 먼지를 뒤집어 쓰며, 나라 안 간선도로를  꽉 메운 자동차 무리들이 그래도 진행 방향은 잊어먹지 않았을 것이라고.......가끔 시끄러운 경적을 울려대지만 모양 좋은 핸들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가로수와 더불어 길을 지킨다. 가로등을 끄지 않는다. 강가에서 미늘 없는 낚시 바늘로 고기를 낚으며 강태공이 되곤 한다.

 두 정계 무리의 신념은 둘다 美이거나 醜다. 한 쪽이 미이고 다른 쪽이 추하지 않다. 서로 달라서 아름다운 게 아니라 똑같아서 추하디 추하다. 신념이 똑같이 단단해서 아름답다. 다만 그 현상이 민심에 어울려 들지 못할 뿐이다. 민심이 안 겨준 귄리와 세비와 격려를 둘 다 똑같이 옳게 쓰지 못해서 추할 뿐이다.

 어느 정견(政見)이 민심을 미소짓게 하는지, 대한민국만세를 외치는지 직선으로 보고 듣는 쪽과 그 편을 바라보며 머리를 끄덕이는 순간만이 아름다운 민심을 얻을 것이다. 도량발호( 跳梁跋扈) 가 아니라 과이불개(過而不改)다.

 

 

 

 

무궁화는 어김없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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