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다시 한 해 New Year

담우淡友DAMWOO 2025. 1. 1. 02:27



삼백육십오 일 긴 날이 들어 있는 
새 판도라의 상자가 배달 되었다

열어서 어느 선 한 날을 먼저 꺼낼지
후회스런 날이 있다면 오른쪽 구석으로
원망의 날이 먼저 나오려고 한다면 맨 밑으로
기쁜 날이 보이면 슬며시 왼쪽으로 미뤄 놓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날을 먼저 꺼낸다 


그 가운데서
조용히 굳굳하게 마음이 서는 날을 꺼내어
하루 하루 희망과 보람이 뜨고 지는 요일을 펴자
그 다음 서른 날을 꺼내어
다 쓰지 못한 즐거운 일과 
알맞은 피로의 아침과 저녁을 이어 쓴다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흡족한 낯과 편안한 밤을
또 다음 서른 날 빠짐없이 동그라미 친다
맨 밑에 깔려 있는 두려움과 망설임의 날들은


가장 미세먼지 좋은 날
하늘 맑고 푸른 날 꺼내어 서른 날 꼬박
보송보송 잘 마를 때까지  작심의 바지랑대에 널어 두자
매일 새들이 지저귀는 날이 들어 있다
반려견 반려묘가 귀여운 날이 들어 있다
그리워하던 사랑의 날이 두어 달치나 들어있어 
설렌다

누가 배달했을까
수취인은 분명한데 발신인이 안 보인다
덮석
발송지도 궁금한 2025 한 해의 상자를 받았다

2025 번째의 pandora's box.

 

 

2025 판도라 상자pandora's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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