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력기원(西曆紀元) 2025년이 밝았지만 SNS 및 여론을 통해 우리 집 거실까지 전해져 오는 나라 안 잿빛 분위기가 가실줄 모른다. 나는 현관 밖으로 나가 응원봉을 들고 외치지 않는다. 태극기를 들고 나가 소리 지르지 않는다. 집안과 일터에서 오늘과 내일 이후까지 서민으로 살아가는 임무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라 안 분위기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나는 나와 우리와 동네와 도시와 나라를 잘 가꿔 나가야 할 위정자(爲政者)를 뽑기만 하지 그들의 나라 살림에 이러쿵 저러쿵 '말질'할 확성기가 아니라서 그렇다. 겨우 불로그 화면을 마이크 삼아 위정자들 행테에 느낌을 글자로 전송해 볼 뿐이다. 메아리 없는 숲에다 야호! 질러보는 뽄새다.
해가 바뀐 뒤에도 그 잘난 위정자들이 잘못 된 살림살이 하나 제때 고치지 못하고 줄줄 새어 나가는 쌀가마니를 깁지 못하고 있다. 저들이 가마니 한 짝 짜 본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가마니 틀을 짜고 볏짚 새씨줄로 바디를 끼운 올을 짜고, 한 사람은 볏집을 먹아고 맞은 편 사람은 긴 막대 바늘로 당겨서 3사람이 함께 쿵덕쿵덕 완성해 가는 가마니를 짜 본 적 없는 한량들 같다. 미투리 신고 조령, 남태령 넘어 과거 입신하더니 음풍농월하던 버릇이 도진 것일까. 시정잡배 무속놀이하다 깨어나 보니 입신양명하였길래 꿈을 꾸듯 아침을 저녁으로 처먹고 있는 걸까.
나라 살림 꾸려나가는 노하우의 잘못과 실수를 덮으려는 갖은 꼼수가 확연히 드러난 위정자의 리더 하나 올바로 단죄하지 못하는 꼴에다 두둔하고 지키려는 꼬락서니가 어제 저녁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타기 순서를 다투다가 성난 얼굴로 돌아온 내 아들 보다 더 못하다. 태극기를 높이 들고 지키려는 대한민국 사랑의 하트가 무슨 재질(材質)일까. 쓸만한 소가죽인지 시궁쥐의 잿빛 가죽인지. 치타가 잡은 새끼 영양을 가로채는 하이에나 무라 같다. 마이크 잡고 확성기 소리만 높히는 대척점의 목소리는 언제 멈출지. 영하를 오르내리는 나라 안의 날씨와 같이 잿빛 하루하루에 으슬으슬 한기가 든다.
단군기원(檀君紀元) 4758년 을사년(乙巳年)에는 글루미(gloomy)가 걷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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