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려는데
좀 더 있다가 오라고
나 할 일이 남았다며
두툼한 겨울이 행짜를 부리나
*
봄이 오면 너는
샤라라~ 미소가 얇아지겠지만
나 겨울은 얼음장 양심을 녹이기엔
시간이 너무 짧아
두꺼운 고백을 다 마치지도 못했어
세상은 나로부터 자꾸 반대의 검은 패딩을 껴입지만
내게 보온(保溫)은 어울리지 않아
살아온 내 과거에 긴 스키장이 있었고
눈싸움도 지랄같이 이긴적도 있어
날카로운 고드름 성질을 포기하지 않아
끝끝내 소신을 깨뜨리지 않을 거야
*
봄이 쉬폰 원피스 셔링 옷깃 갈아입는데
독감 들지 않으려면 참아 견뎌
눈 펑펑 이실직고할테니
조급한 마음에 커튼을 치라며
겨울은 큰 소리치고 있나
봄의 가슴에 얼굴 묻고 흐느끼지 않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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