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4월 2

사월에서 오월까지

기억해야할 다짐들이 두텁다 배운대로 힘이 된 함성이 아침 햇살 붉은 산을 오르고 한꺼번에 바다를 읽은 교과서 밖의 오류에 관해 정답을 밑줄 치지 못한 한숨과 살균하고 찍은 눈도장에 실핏줄 금이가던 월말 이월한 근심이 이자로 불어 현금 창구가 자꾸 웃음 맴도는 노동 인출기 앞 불혹에도 살 떨리는 그리움에 눈물로 묘비를 읽는 학습의 불충분이 도려낸 살점처럼 흰 철제 울타리를 넘어 말을 거는 장미의 안녕 사람 앞에서 종종 걸음 이어가다 결국 길가 나무로 날아가는 참새 아이들이 와야 늦은 봄이라도 진짜 봄이라는 빈 운동장에 높이를 갖지 못한 다짐들이 쌓여 있다 첨성단 돌멩이만큼 반듯하게 기억의 두께 단단하려면 머릿속의 대용량 메모리 늘려야겠다 등줄기 모든 디스크에 클러스터 수백 겹 더 끼워 넣어야겠다 기억은 부..

글(文) 2020.05.19

세월

세월 사월의 바다가 바람의 언어를 반포한 날 하늘이 보태준 모음의 수평선에 해례본을 저장했다 소금기에 절어 변하지 않는 자음에 모음이 비 내릴 때 시간과 흐름이 파도로 적히는데 후음과 순음이 인체를 닮았다 바다는 사람에 의해 거리와 시간의 비례가 생겼고 망망한 설명 속에서 중심 낱말의 위치를 밑줄 칠 수 있었다 쉼표와 마침표가 계속 찍혔지만 문장은 수평선을 이어갔고 보이지 않는 내용이 시간을 따라 흘렀다 어떤 폭풍에도 수정 되지 않았다 바다의 국어가 되어 모든 어부들이 어로의 기본으로 읽었다.

글(文) 2020.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