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야할 다짐들이 두텁다 배운대로 힘이 된 함성이 아침 햇살 붉은 산을 오르고 한꺼번에 바다를 읽은 교과서 밖의 오류에 관해 정답을 밑줄 치지 못한 한숨과 살균하고 찍은 눈도장에 실핏줄 금이가던 월말 이월한 근심이 이자로 불어 현금 창구가 자꾸 웃음 맴도는 노동 인출기 앞 불혹에도 살 떨리는 그리움에 눈물로 묘비를 읽는 학습의 불충분이 도려낸 살점처럼 흰 철제 울타리를 넘어 말을 거는 장미의 안녕 사람 앞에서 종종 걸음 이어가다 결국 길가 나무로 날아가는 참새 아이들이 와야 늦은 봄이라도 진짜 봄이라는 빈 운동장에 높이를 갖지 못한 다짐들이 쌓여 있다 첨성단 돌멩이만큼 반듯하게 기억의 두께 단단하려면 머릿속의 대용량 메모리 늘려야겠다 등줄기 모든 디스크에 클러스터 수백 겹 더 끼워 넣어야겠다 기억은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