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저물녘의 강변 풍경-김천 직지천

담우淡友DAMWOO 2017. 6. 11. 20:27

 

긴 가뭄에
물이끼 마른 바닥 드러난 물길로

 

갯내 밴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오고

 

 

 

 

 

물굽이 한 쪽으로 고인 웅덩이에는 

 

줄어드는 웅덩이가 불안한 것일까 

 

수면 위로 연신 뛰어오르는 물고기들의 하얀 배가 

 

미세 먼지 부연 서쪽 산 뒤로 다가가는 저녁 햇살에

 

빛나는 수면

 

 

 

그들을 낚으려는 낚시꾼들은 

 

부들잎 휘청이는 물가에서 낚싯대를 드러운 채

 

먹이를 노리는 승냥이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다

 

바람에 물결 거스르는 좁다란 물길엔 

 

웃자란 잡초 옆으로

 

왜가리와 물오리가 하루의 마지막 햇살을 쪼고

 

 

금계국 꽃은 지고 개망초 피어있는 제방길 

 

타는 가뭄에 링거를 맞고 있는 벚나무 가로수

 

 

 

모내기 끝난 논에는 푸른 희망을 길어올리는 양수기 소리에 모들이 자란다.

 

 

어제에 이은 또 하루가 저물지만
비슷할지언정 똑같지 않다
모가 조금 자랐고
어제보다 바람이 제법 불었으며
물오리가 어제와 다른 방향으로  멋진 대형을 이루고 지나간다
조금 낀 구름 뒤로 저녁 햇살이 어제 보다 조금 흐렸지만 여전히 빛났으며
어제는 나오지 못한 강변에 태블릿 피시를 들고 나와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글(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  (0) 2017.07.26
귀를 기울이다  (0) 2017.07.06
제12회 대구상화문학제  (0) 2017.05.21
부산시조백일장  (0) 2017.05.18
내 생애 두 번 볼 수 없을 것 같은 장면  (0) 2017.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