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계참 볕 안드는 구석에 놓아둔
고무나무 두 그루
볕을 따라 창가로 몸을 구부리고 있다
거실에서 겨울나고 동창이 환한
층계참에 내 놓은 봄부터
조금씩 몸을 구부렸을 것이다
내가 층계참을 돌아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마다
"볕드는 쪽으로 놓아주세요."
말을 걸었을 것이다.
고무나무의 언어를 모르는 내가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동안
한 마디의 애원을 체관에 담아
한 칸씩 창쪽으로 부름켜를 밀었을 것이다
한창 무더운 7월의 장마가 오르내리는데
더 많은 햇살이 필요한 스킨답서스도
가는 몸을 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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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생물은 그들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
귀를 기울여야만 들을 수 있다
자꾸 기울이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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