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귀를 기울이다

담우淡友DAMWOO 2017. 7. 6. 08:23

층계참 볕 안드는 구석에 놓아둔

고무나무 두 그루

볕을 따라 창가로 몸을 구부리고 있다

거실에서 겨울나고 동창이 환한

층계참에 내 놓은 봄부터

조금씩 몸을 구부렸을 것이다



내가 층계참을 돌아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마다

"볕드는 쪽으로 놓아주세요."

말을 걸었을 것이다.

고무나무의 언어를 모르는 내가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동안

한 마디의 애원을 체관에 담아

한 칸씩 창쪽으로 부름켜를 밀었을 것이다



한창 무더운 7월의 장마가 오르내리는데

더 많은 햇살이 필요한 스킨답서스도

가는 몸을 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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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생물은 그들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

귀를 기울여야만 들을 수 있다

자꾸 기울이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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