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조담우
골짝을 겨울잠에 덮어 놓고
바람을 깨워 나무 흔드는 엄동을 나무라며
소나무 가지에 꽂혀 있는 햇살로
살얼음 금간 청천을 깁고 있다
조각보 썰렁한 황도를 걷는 해가
팔 분만에 닿는 햇살을 수시로 전송하는 시간
아침 내내 꽃잠에 빠져 있던 산들이 온기를 내려받는다
곁에서 저장하고 있는 수풀이 따뜻하게 엎드려 있다
나는 눈길에서 열두 페이지 넘게 햇살을 받아 적는다
봄 내용이 들어 있어 오후 내 읽을 분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