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어떤 주검

담우淡友DAMWOO 2018. 8. 17. 20:30

폭염이 한창일 무렵

밖에서 창 안으로 연결 된 인터넷 전선의

창틀과 밀착된 부분에 몸이 낀 채 죽은 방아깨비....

가까운 공원 풀밭에서 날아와 전선을 붙잡고 앉았다가

뜨겁게 달아 있는 대리석 벽과 샷시 창틀의 열기에 숨을 빼앗겼을 것이라는  추측.

나는 종일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었을 텐데

방아깨비의 'save me!' 신호를 듣지 못했다.

구할 수 있었다면

엄지와 검지 사이에 방아깨비 다리를 고정시키고

폭염에 쩍쩍 금이간 미소를 한 컵 방아를 찧은 다음

공원의 풀밭으로 날려 보냈을 것이다.


 


'글(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흐린 날의 저물녘  (0) 2018.09.03
오랜 된 그림  (0) 2018.08.22
시스템의 원본  (0) 2018.08.11
돌아보지마  (0) 2018.08.03
폭염 아래서  (0) 2018.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