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내 얼굴에 딱 맞는 마스크

담우淡友DAMWOO 2020. 12. 11. 09:31

안방에서 거실을 지나 건넌방까지 걸쳐져 있다

밖에 나갈  어느 부분을 집어 써도  써진다

  쪽이 벗겨지거나 모서리가 코에 걸리더라도 저절로  맞는다

 

 파일처럼 음성이 내장 되어 있다

 콧구멍이 나오지 않게 써라 

  밑으로 내리면  가만히 있어 , 잔소리를 한다

 대개 안쪽 표면에 침이 묻어도 잠잠한데 

 많이 묻어서 젖을 정도면 아예 정수기  소리가 난다

 

 그러면 얼굴 전체 뿐만 아니라  아래 가슴에서 무릎까지 쓴다

 피피 섬유와 극세사 보푸라기 감촉이 닿는다

 음성의 진폭이 얼굴에서 발끝으로 넓어지면서

 오늘 외출은  시점으로 마스크를 벗는다

 

  젖은 마스크를 비누로 빨아서 빨래 건조대에 넌다

 드라이크리닝 세재로 빨거나 샴푸로 헹굴 때도 있다

 치렁치렁한  소리가  번이고 휘감길 때마다

 개밥바라기 저녁이 있는 하루가 안전해 진다

 

 연일 코로나 확진자가 느는데

 가끔 입에  맞아서 사랑이라는 음파에 발버둥치는 우리  마스크

 확산이 멈추더라도 쓰기를 그만두지 못할 것이다.

 

                  초4년 여자아이가 그린 미래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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