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사랑이 걸어갔다

담우淡友DAMWOO 2020. 11. 25. 07:50

 

걸어왔다

길에 질경이가 돋았고 나비가 있었다

날아가는  알았다

 

비단벌레가 기었다

긴다는    안에 넣지 않았다

바람은 길섶으로 강아지풀을 밀었고

햇살은 움직이지 않는 자갈에까지 광합성을 뿌렸다

 

머물렀던 길목이었다

땅벌 집이 깊었고  마리가 나와  겨드랑이로 왔다

수직으로 시간이 흘렀다

초침은 언제나 따가웠다

커피를 굶은 날이다

콜롬비아산 시간처럼 몽롱했다

 

제자리로 돌아온 길섶에  번째의 첫눈이 다가왔다

낙엽이 눈발을 쓰고 이별을 안았을 

길끝에서 원두 볶는 향기가 굴러왔고

거꾸러지다 일어나 기다가 달리다가

 

모든 흔적이 자꾸 돌아서 걸어갔다

낯선 새가 따라가고 있었다.

 

갈 수도 있지만, 돌아올 수도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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