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집콕 맘콕

담우淡友DAMWOO 2020. 12. 14. 07:54

소문이 현관으로 막 들어온다

사실이 되어 나란히 엎드려 있는 신발을 일일이 신어 본다

 

팩트로부터 출발한 뉴스가 소문과 만나서 

거실을 거쳐 주방에서 건넌방으로 돌아다닌다

벽에 걸려 있는 여러 개의 마스크와 

빨래 건조대에서 덕장의 명태처럼 말라가는 마스크를 건드린다

꽃무늬와 체크무늬 푸른 점 땡땡이 무늬까지 

수작업 마스크를 ‘좋아요’ 버튼 누른다

빨간 하트 몇 개 띄운다

 

소문과 팩트와 뉴스가 왁자지껄 국내산 커피를 마신다

소문-베트남산, 팩트-국내산, 뉴스-독일산을 각각 호호거린다

 

그들이 바람같이 신발도 벗어 보지 않은 채 

미세먼지 보통에 초미세먼지 나쁨으로 뿌연  창문을 넘어 뛰어내린다

골목과 거리로 빠짐없이 숨어 든다

 

앞집 옥탑을 지나 다음 집 옥상의 기지탑 위로 살얼음  낀 하늘

금 간 구름장, 오후의 황도에서 수척한 얼굴로 서성이는 해가 있다

 

나는 나가고 싶지 않다

 

아이패드 화면에 오늘 갈까 했던 서울의 현실이 재잘재잘

무사 안녕을 페이스 타임으로 전송하고 있다

내일은 흰 운동화를 신고 현관 밖으로 나가 볼까 했던 생각과 희망과 욕심

신경질이 화면 앞에 죽치고 앉아 있다.

저장한 도토리나 까 먹고 있듯이^^*

'글(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 해를 뒤로 하며  (0) 2020.12.29
2020 크리스마스  (0) 2020.12.25
내 얼굴에 딱 맞는 마스크  (0) 2020.12.11
우리 집 나의 마스크들  (0) 2020.12.08
추억의 HDD  (0) 202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