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 햇살 한 겹 벗어 줄게
내 등에 앉았던 아침이야
침대 머리맡까지 와서
베개 밑으로 맨손 집어 넣었지
그녀의 체온 쯤 귓불 대지 않아도
아늠살 위로 눈꼽 굴리지 않아도
밤을 견딘 내가 네게 주지 못할 이유
또 주고 싶은 내 맘 안 쪽 한 옹큼
미적댈 만용 같은 거 없지
비록 거리의 시선 단풍 드는 현관 앞에
너를 세워 놓는 우리의 관계
서리 하얀 아침 풍경이지만
내 맘의 물기 반 넘게 주면서
신발장 앞에 들여 놓는 저녁까지
나시 탑 상의 눈부신 너를 잠시 잊을 거야
가끔 널 생각한 적이 없으니까
곧 정오가 따스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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