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윤달의 달빛

담우淡友DAMWOO 2023. 4. 9. 19:53

  겹창 열린 틈으로 들어왔네
  불 안 켠 거실 바닥에 광선검 내려 놓고
  미약한 내 검술로 새벽을 자르라 하네

  아직 윤2월 초순에
  4월로 달려가는 태양력 수은주를 자르라 하네

  이른 봄에 잠근 보일러 가스 관에 덧대어
  삼경에 깬 수잠을 보듬어 주면
  토막난 새벽을 주섬주섬
  잠결에 첫 기차 소리 따라가는 그리움 보퉁이
  귀퉁이 이운 달같이 둥글 거라 하네

  달의 언어 나 아직 다 모르지만
  어머니 아버지 형 그리고 더 아는 사람들
  이슬 만(灣) 바닷가에 산다는 짐작들로 읽히는데

  새벽이 먼동을 치켜드는 말미까지 시린 검날로
  어제 밤 땋은 꿈타래를 자르라 하네
  검술 도장에 안 가 본 나를 꾸짖듯
  슥, 오른쪽으로 눈 안 띄게 움직였네

  베인 내 가슴에 노란 피를 적시네.   (윤2.19.)

 

 

 

 

윤달2월19일

'글(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지 방  (2) 2023.04.21
비 후 해 雨後陽 sunlight after rain  (1) 2023.04.13
예쁜 잠잠  (0) 2023.04.02
봄은 다시 오는데  (0) 2023.03.25
봄비  (0) 20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