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낙엽을 반포한지 달포를 넘겼다.
낙엽을 읽는 어린 서민들이
이미 아는 문자였지만 가을은
해마다 새로운 어의(語意)를 담아
방방곡곡 배포를 할 때
값 싼 바바리 코트 깃을 세우는 서민들은
아유 저 컬러풀한 문자 좀 봐
나무는 가을의 집현전 학자수(學者樹)
고단한 계절 뒤로 쉬러갈 때 글자 색을 바꾸네
햇살이 색색으로 빛나게 읽으라고
바람이 현란하게 맘껏 낭송하라고
붕어빵 봉지 들고 귀가하는 서민 아빠
알뜰폰 화면에 다색으로
애들아 오늘 하루 잘 지냈어? 적으라고
느티나무 벚나무 은행나무 시켜
무한으로 전송하는 스것스것 스륵스륵 우수수수수
반치음 아래하 꼭지달린 이응 여린히읕 소리까지
가을은 해마다 세롭게 되새김 시키네
첩첩 쌓이는 낙엽 문자 위로
차들이 모른체 달려가면 뒤쫓아가며 낭독하고
줄임말 시대 벌레 먹은 낙엽말 쓰는 사람 가슴에
아릿한 기억의 뒤안길을 호젓이 걸어가게
이맘때
속 깊은 가을 가갸날부터 겨울의 초입까지
낙엽 문자 쏟아내네
마음 쓸쓸한 누구든지 화려하게
수월하게 읽으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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