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한 가정에 아픈 사람이 생기면, 추운 계절의 삶이 고통스럽다. (병원에서 보호자로 3일 밤을 잠) 생활의 리듬이 아픈 사람의 시간표에 맞춰 생활계획표가 180도 바뀐다. 수심이 쌓이고 먼지가 쌓이며 들고 나는 걸음이 무거워진다. 근근히 이어가던 소비자 희망가격에 고통 내지 절망가격이 들러 붙는다.
한 나라에 아픈 리더가 생기면 사계절 국민의 삶이 고통스럽다. 국민의 생활 리듬이 아픈 리더의 고정관념과 아전인수에 맞춰 360도 바뀐다. 근심이 쌓이고 불만이 쌓이며 신뢰의 배반에 민심이 무거워진다. 불황의 눈보라 속에서 악착같이 헤어나려는 노력에 찬물이 뿌려진다.
춥다.
일상에 걱정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수호하려는 위정자들은 아픈 리더를 방패삼아 아집(我執)의 논리에 빠져들어 기름기 나는 목소리를 높인다. 생활고에 허덕이는 국민에게 진정한 무엇이 필요한지 알면서도 자기들의 정견 논리에 몰두하고 있다. 그 대척점에 선 반대 위정자들 역시 다를바 없다. 어느 쪽도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펴지 않는다. 정치의 생리가 모략과 중상의 이기적 유전자라 할지라도 위정자들이 가장 먼저 할일은 국민의 삶을 돌보는 일이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위정자는 정치 생명이 길지 않다.
정치적 리더가 아프면, 수하들이 문병을 하러 모이는 게 아니라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려고 찾아가서 건강한 자기의 구호를 외친다. 간호하여 병을 낫게 하려는 게 아닌 모리배들의 투쟁을 벌인다. 나라 안 나라 밖의 여려운 상황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몸짓들이다.
서민의 한 가정에 피할 수 없는 환자가 생기면, 당장 내일부터 삶의 여정이 캄캄해진다. 하물며 한 나라의 정부에 치료할 수 없는 환자가 생기면, 모여드는 위정자들은 나라 보다 자신들이 안위에 여실히 눈에 불을 켠다.
밝다.
미울만치 건강하다.
더 밝은 봄은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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