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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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오전반 성인 그림교실·취미반/재능기부반

푸른달 열닷샛 날

담우淡友DAMWOO 2025. 5. 15. 08:06

 5월(月 moon)이 둥글어간다. 잿빛 구름 뒤로 뿌연 달빛이 다가오는 아침 앞에 있다. 5월이 4계절의 앞에서 계절을 이끄는 선자(先者 leader)이다. 여름이 어떤 난관에서 허우적거랄 때면, 날씨의 지혜를 빌려 맑음과 흐림을 강론할 것이다. 낮은 곳이 많은 지구에서 여름이 채워야 할 강과 호수와 들판을 알려줄 것이다. 사람을 어떤 난관으로부터 이끌어내고 도와야 할지 푸른 달의 녹음과 맑은 날씨로 수업을 이어갔다. 

 여름이 봄을 앞질러 장마전선을 구축해  날씨와 다툰 적이 없듯이, 여름이 기고만장하여 땡볕과 폭우로 변덕을 일삼을지라도 머잖아 가을이 저기 있음을 제시한다. 계절의 알고리듬 속에서 봄과 여름이 저장한 착한 파일들을 불러와 봄의 푸름과 여름의 녹음을 생장에서 결실의 지혜로 한 해의 보람을 노트에 가득 적게 할 것이다. 

 5월의 최상위 리더에는 활옷 긴 치마와 소매로 성장한 여왕이 있다는 디지털 감각 이전의 신화가 내장 돠어 있지만, 그녀의 선덕여왕적 전설이 적었다. 지혜(智慧) 보다는 지식(知識)의 카테고리 주변에서 아름답게 상상되었을 뿐, 5월이 전면에 나섰을 때, 모든  권위를 앙탈없이 이양했다. 5월은 그렇게 계절의 우두머리(?)...아니 계절의 선지자(先知者)로 자리매김을 얻은 뒤 해마다 나무와 풀, 심지어 꽃까지 지구에 사는 기쁨을 관장하게 되었다.

 5월의 지혜는 기쁨과 보람에 대한 '표현의 노 하우 expressive know-how'를 날씨의 변화처럼 풀어낸다. 나무가 푸르러 가는 안목과 풀잎이 포동포동해져가는 감각, 꽃이 피고 지는 현상에 관해 비가 초목을 살찌우듯 조곤조곤 설명한다. 그러면 5월 이전과 이후로 이어지는 표현의 방식과 보람의 기록에 관해 가장 먼저 그 푸르름을 구현해 낸다. 그 게 계절의 리더로서의 마땅한 책무일지도 모른다.   

 5월은 사람을 푸르게 또 겸손하며 지혜롭게 돕는다. 삶의 표현과 기록에 관해 날씨를 동원해 맑음과 흐림을 적용한다. 나무가 얼만큼 자라야 키 큰 나무가 되는지, 풀잎이 어느 정도 휘어야 자태가 어여쁜지 바람과 햇살까지 동원해 만족한 높낮이를 나타낸다. 사람마저 나무와 풀같이, 개나리에서 철쭉에 이르는 꽃 같이 자라고 피고 흐드러지는지 표현의 기쁨을 페이지 가득 적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5월의 가슴에는 감동이 출렁이기도 한다. 샘(a spring)이 흘러 개울이 되고, 강이 되듯이 성장(成長)의 물길에  먼 지혜의 바다가 미래의 수평선을 긋고 있다. 

 5월은 감사와 손뼉의 언어가 푸르른 달이기도 하다. 재능기부반의 5월 중에서.

 

5월의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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