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없이 로그인한 그녀에게서 초미세 먼지에 탑승한 댓글이 온다 얼굴의 용량이 낮아 틈이 된 내 눈에 디지털 자간으로 닿으면 유리체를 건널 때 먼지 닦은 윤기로 망막에 박히는 꽃 무늬 낱말들 어요 봄 어요 왔왔 이이 햇살이 꾸밈씨를 뿌리고 바람이 도움씨를 더하면 그 사이로 온기가 접속씨를 심어 꽃잎 피는 문장들 내 마음의 회로 따라 어절 구절 머리에서 발가락까지 조곤조곤 적힌다 마음은 이얼령 저얼령 흔들리고 가지런히 읽고 있던 머리를 내려와 좌심방 구석에서 좋아라 다듬는 답글 금빛 종 스티커를 붙이고 봄봄 적는다 몸 구석구석 종소리 울려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