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면
바닷가에 먼저 선다
정다운 밭담이 청보리 밭을 안고
귓속말로 전하는 바다 얘기 들을 때
고개 든 유채꽃은 귀를 기울이고
내 키에 맞춰
나지막이 앉아있던 수평선이
산을 오르면
기슭까지 따라 키를 높이는
그 섬에 가면
산이 바다를 어떻게 사랑하는지
바다가 산을 어떻게 그리워하는지
통 모르는 사람조차
알게 한다
그립다는 게
어떤 표정인지
그 섬에 갔다온 사람은
사진만 보아도
그 사진을 보고 그림으로 그린 사람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