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별에 산다
.....
조담우
직녀성의 한 아이가 어느 날
조금 아는 태양계에서
스스럼없이 지구를 발견하고
저 별은 제 깜냥의 발광이 아닌데도
다른 행성보다 밝게 빛나는 걸 보고
괘도가 태양에 가까우니까 그렇겠지
햇살 받는 날이 많아서겠지
그러다가 천체를 잘 아는 아빠한테서
거긴 인류라는 사람들이 대대로 살고 있어
도시가 번창하여
전기라는 에너지를 쓰고 있어
밤낮없이 빛을 내고 있단다
신기 반 궁금 반으로 듣고
자기가 사는 별처럼
뜨겁고 답답한 가스가 없을 것 같아
자기 생애 꼭 한 번은 가고 싶은 별로
엄마한테 다짐하고 있다면
지구에 살고 있는 나는
더 많은 빛을 내는 계획과
대기를 맑게 하는 노력에 동참해야지
어디서나 깨끗한 뒷심이 되는
전기를 쌓아 두는 요령에 귀를 기울이고
직녀성에 사는 아이를 떠올리는 것처럼
반짝반짝 광속의 상상을 계속해야지
견우성의 한 아이가
내가 사는 별을 또 알아냈을 때
훨씬 더 빛나는 까닭을 알고
생애 두 번 오고 싶은 별이 되게끔
그 아이의 다음 아이도 볼 수 있게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겠다
그게 한 우주에 사는 나의
이웃 생각하는 작은 일 한 가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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