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헬스클럽 다녀오는 길에 길고양이의 로드 킬을 보았다.
차가 고양이를 먹은 것일까. 도로가 고양이를 삼키다 만 것일까.
도로는 왜 고양이를 건너게 하고, 차는 고양이를 치어야만 하는지
그 섭리(攝理)를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인터넷 사진)
어제 나는 프라이팬에 후추가루 뿌려서 익힌 대패삼겹살을 맛있게 먹었다.
돼지는 사료를 먹고 나는 돼지고기를 먹고 ....
나는 누군가에게 먹힐 사슬에 놓여 있는 것일까.
아프리카 사바나의 영양은 풀을 먹고 치타는 영양을 먹고
그 사슬을 누가 왜 제작한 것일까.
지구상에 스스로 먹고 생존하는 생물은 없는 것일까.
반드시 나 외에 다른 개체를 죽이거나 먹으며 삶을 유지하게 하는 이 시스템은
가만히 들여다 보면 참으로 얼토당치도 않다.
우주에 무엇이 부족하여, 혹은 없어서
밑돌 빼서 윗돌 괴는 방식의 초보적인 시스템을 구현했을까.
오늘 아침 쌀에 땅콩을 넣어 지은 밥에
호박 볶음과 멸치 볶음, 도라지 무침, 삶은가지무침 등의 나물 반찬으로 먹었다.
한 가지도 내게 왜 그들이 식품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와 내 아침식사의 먹이로 스러져 갔는지
나는 그 섭리를 동의하기 어렵다.
운동은 내가 내게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순수 생존 아이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