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곁에 다른 한 곁이 다가왔다
한 겹으로 겹쳐도 둘이라고 할 때
나는 둘인 채로 한 겹이던 적이 있다
마음이 서늘했고 어깨 밑이 건지러웠다
새의 깃 만큼 자란 촉감이 길어져 날 것 같았고
힘을 더 넣어 한 겹을 유지했다
한 곁에서 다른 한 곁으로 떨어져 나갈 때
한 겹이었다가 두 겹이었던 적이 있었다
마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서로 상대가 되어
우리가 둘인데 내가 다른 쪽의 하나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엄연했다
나는 늘 하나인 채로 둘이었다
애를 쓰고 싶었다
내 하나 곁으로 다른 한 곁이 다가왔을 때
둘인 체로 하나가 되기 위하여
수 개념을 털고 수학적 거리를 지웠다
삼십 센테 자가 발생했다
뿔자였으므로 부러뜨릴 수 있었다
다쳐서 둘인 채로 하나처럼 살기로 했다
아직도 하나인 채를 꿈꾸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