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9월

담우淡友DAMWOO 2020. 9. 2. 07:41

 

 

9월은  년의 아홉 살이다

반바지를 입었고 정강이 만큼 자랐다

 

혹서를 견디면서 비대면 마스크를 썼지만

만나야  초순과 삭제할 하순이 치료의 대부분이었다

낫지 않는 기억이  배낭이었다

 

무거운  어깨 뿐만이 아니었다

가슴이 젖어서순까지  손이 내려왔다

추석 근처의 논두렁으로 가야  갈음 걸이와

중순에 닿는 발가락  개가 모두 시큰 거렸다

 

병충해 보다 회복이 느린 수해를 첨벙첨벙

아홉 살의 원두막에 없던 바나나가 바지 밑에서 불쑥 자랐다

여덟 살의 이별과 일곱 살의 갑작스런 키스

역순으로 완성 되어가는 성장 속에서

주저앉은 납골당의 정오는 눈이부셨다

울지 말라는 열매가 울긋불긋했다

 

9월의 아홉 살은 속으로 물드는 가을을 배낭에서 꺼낸다

  페이지가 마스크의 수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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