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油畵)의 장점 중에 '터치의 자연스러움'이 있다. 안료를 묻힌 붓을 자유롭게(아무렇게나) 칠하거나 찍어도 그 결과는 억지로 만들어 찍은 것 같지 않다. 그러한 붓자국들이 모여 형태를 이루고 색의 군집을 형성했을 때, '자연의 발걸음이 지나간 자국'처럼 자연스럽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그림이 도시적 감성이라면, 미완성인듯 거친 표면의 '터치의 자연스러움'의 작품은 거친 전원의 감성을 지닌다. 어쩌면 '현대회화의 출발점'은 바로 이 자연스러운 터치로부터의 시작이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