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설을 보냄

담우淡友DAMWOO 2023. 1. 24. 08:11

보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를 쇴고 쇠든 말든 그는 나를 지나갔다

내 곁 사람들의 곁을 우르르 비켜 갔다

 

스스로 가지 못했다

시계가 나열한 자연수를 따라 갔다

오름차순 반복에 막혀 하루를 쫓아갔다

하루도 버릇 같아 밤을 건너 낮에 발맘발맘

달력을 믿었나 보다

달력은 그가 올 날 머물 날 갈 날을 적어 놓았다

그는 빼먹지 않고 순서대로 짚어 갔다

쌓은 신뢰가 뚜렷하다

  

나는 달력 때문에 그가 온 걸 간 걸 알았다

하루 더 머문 사실도 목격했다

달력 때문에 머물 때

그가 지나간 내 곁 사람들도 모두 간 현실을 깨달았다

 

달력은 그를 붙들지 않았다

나는 그를 붙들지 못했다

술 잔 뒤에 커피 컵을 놓았지만 입 안대고 그는 갔다

그와 신뢰를 쌓지 못한 게 아쉽다

안 보이게 가슴 안에 그가 온 날 간 날 머문 날을 적었다

 

그가 다시 올 거라는 약속 아닌 습관을 믿으며

설이 설운 걸 수긍했다

곁에  남은 설의 흔적 궤적 기적을 더듬는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룡靑龍blue dragon  (0) 2023.12.26
꽃을 보는 시간  (0) 2023.02.03
한설寒雪  (0) 2023.01.18
CHRISTMAS가 오네  (2) 2022.12.21
까치 집  (0) 2021.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