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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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유감 風景 有感

충북 영동 황간면 월류봉(月留峰).......풍광이 수려하여 지나던 달 조차 오래 머문다. 깜찍한 심안(心眼)이다. 햇살 따가운 낮에 밖에 올수가 없어, 이름에서 풍기는 달밤의 미안(美眼)을 마음 속에 켠다. 달빛 대신 햇빛 수려한 풍경에 시선 가득 밀려온 광경이 좁은 망막 안에 솔잎 설 자리 없이 빼곡 들어찬다. 실경(實景)을 잊으면 정경(情景)이 된다. 실경을 품을 수 없으니 스케치북에다 정경을 담는다. 그래도 직성이 풀리지 않아 물감으로 채색을 한다. 다 품지 못한 실경의 한 폭을 정경으로 옮겨 그린다. 실경을 재현(再現) 밖에 할 수가 없어서 아쉬운 풍경화다. 실경은 마음에 정경으로 담고, 잊을 수가 없어서 그림으로 기록한다. 잊을만 하면 그림을 보고 잊었던 실경을 기억한다. 한밤에 달이 머물다..

수채 풍경화 2025.06.10

시화 詩畵 한 폭

'툭...꽃잎이 떨어지고/ 나는 아직도/ 그대를/ 기다린다.' -양귀비 꽃. 글. 그림 전수경님. '서로 가슴을 주어라/ 그러나 소유하려고는 하지 말라/ 소유하고자 하는 그 마음 때문에 / 고통이 생기나니. 글:이정히. 그림 자인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꾸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박목월 詩. 오영미님 그림. 봄은, 보고 싶어 봄(見)이다./ 아직 남은 겨울을/ 놓지 못한 때-----------------그림. 권옥남 님. 일주일 중간/ 좋은 날/ 수요일.......수경/ 향수/ 자인/ 옥님/ 경희/ 나현 그리고.....담우미술. 글 그림 김나현님. 우리는 모두/ 새상 속에서/ 자기만의/ 꽃을 피우고/ 있어. 글 그림 채경희님.

야외 스케치 野外 sketch

휴일(休日 rest day). 이틀 또는 사흘 간의 연휴(連休)가 있는 날이면 조금 먼 밖으로 나간다. 작은 스케치북과 r검정 네임네임펜을 챙겨든다. 햇살은 눈부시게 쏟아지고, 풀과 나뭇잎은 싱그러운 초록이다. 이따금씩 바람이 부드럽게 볼을 스치고, 새들 소리가 들린다. 순간처럼 지나가는 나비 한 마리, 꿀벌 한 마리가 꽃으로 시선을 이어 준다. 초목으로 우거진 산은 소리가 나지 않아도 싱싱하게 살아 있다. 능선을 따라 내면의 꿈틀거림(動勢 movement)을 자아낸다. 능선 자락 끝에 오도카니 서 있는 정자(亭子)가 있으면 산은 더욱 멋드러진 모습을 갖춘다. 산이 있어 정자가 있고, 정자가 있어 산이 의젓하다.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 길에 한 줄 문장(文章)을 짓게 한다. 시어(詩語) 여나문 게 ..

중독中毒 addiction

매일 오다시피하던 택배가 멎은 현관문 앞이 허전할 때가 있다.주문한 품목을 뻔히 알면서도 가지런히 놓여 있는 택배 상자가 반갑고 궁금하다.그 것을 들고 안으로 들어와서 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대하는 기분이 즐겁지 않은 적이 없다.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살 때와 택배로 받는 느낌은 분명 다르다. 그렇다고 마트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을 일부러 택배로 주문하는 일은 없다. 마트에서 사는 것 보다 가성비를 따져 산다든지 마트에서 살 수 없는 물건을 택배로 주문한다. 암튼 현관문을 열었을 때 한쪽 귀퉁이에 택배 상자가 놓여 있으면 물건의 내용을 알면서도 확인하려는 궁금증과 아울러 업되는 기분을 느낀다. 한동안 택배로 주문한 상품이 없을 때, 같은 장소에 낯선 물건이 오도카니 놓여 있으면 급상승한 궁금증과 아울러 ..

샛별 ✨太白星 The morning star

마을 앞 아파트 단지 옥탑 위로 보이는 샛별이 밝다. 해가 등을 밀기 전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샛별은 언제나 그 곳을 오르고 있었다. 샛별처럼 언제나 내 나라의 하늘을 어김없이 도는(걸어가는) 새 리더(new leader)가 민초의 손으로 선발 되었다. 어제 밤에 확인 되었고, 아침에 단단한 나무 걸상(倚子)에 앉는다. 스물한 번 째 나무로 된 권좌(權座)에 앉는 그는 5천여 국민 절반 이상의 사랑과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한 나라의 수반(首班)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잘 이끌어 나갈까 의구심을 갖는 국민도 있다. 아예 선택 자체를 부정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그가 권좌에 오르기까지 성장에서부터 입신에 이르는 역경과 고난을 딛고 우뚝 섰듯이 신념과 근성으로 나라 안팍의 과제 위에서 슬기롭게 책무를 수행할 ..

글(文) 2025.06.04

역대 21번째 날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날이겠지요가슴 조이며 한 국도의 건널목을 건너겠지요마음 한 가닥에 굳은 살의 오른손 뿐이지만바라는 것이 새의 날개처럼 가볍고 경쾌해서같이 가는 사람에게 하는 말투가 부드럽겠지요무작정 미소가 번지기도 하겠지요 여느 때처럼 수평선을 기저선으로 떠오르는 아침 해가 구름 뒤에서도 여전히 빛나듯이밤새 거칠었던 격랑의 파도가 잦아들고우리가 함께 저어온 한 척의 나라에는희망이 만선이던 날들이 수만 번이었지요 제복이 양심의 기둥을 세우고성실과 근면으로 지붕을 삼은 그 아래근심을 다글다글 성심으로 살아가는 풀잎의 마음나라가 내게 무엇을 바라며내가 나라에게 무엇을 하면 되는지한 그루 격려와 충심이 뿌리 깊은 진심꽃으로도 지고 피는 우리 모두가 없지 않았지요 어김 없이 봄은 왔으며기다리지 않은 여름이 ..

글(文) 2025.06.03

되지빠귀의 노래

밤의 1악장 악보에 별 음표를 달더니새벽 2악장 큰 악보에는 이슬 음표 길다달세뇨 돌고돌아 앞산 숲이 참새 까치 뻐꾸기 박새 함께한 교향곡 작품이다 짝을 기다리는 노래라면내가 달을 물고 다가갈 테니올해는 내 맘 몇 알 낳아 주련가슴 열어 품을 때쯤달색으로 동그랗게 서둘러 깨어나물어다 주는 너의 희망을 입 안으로 굴릴께뒤로 나오는 실망을 네가 먹어 치울 때마다내 맘이 흰 색이라는 걸 우기지 않을께 아침의 노래를 3악장을 들을 때겨드랑이가 간지러웠다날개가 돋나 싶어 잇단음표 짚어가다 그만내 귀엔 달 먹은 가락이 바람의 리듬을 타나창밖으로 문득 몸의 반이 날아오른다 새의 노래는 날개 위에 있나 보다너의 4악장 악보에는 보드라운 깃털이 울창하다.

글(文) 2025.06.02

권좌의 게임Game of Thrones

이 게임의 주요 아이템 중에 비방(誹謗slander)이 가장 강력하다. 어느 장면에서든 메인 화면에서부터 승기를 잡는 국면에 이르기까지 주요 무기로 인용되기 때문이다. 권좌(權座)를 향한 게임 규칙에는 선의(善意)의 공격에 악의적(惡意的)인 방어 수단이 동존한다. 뒤집어 말하면 악의적인 공격에 선의적인 방어 수단은 병존하지 않는다. 내 컴퓨터에 이 게임을 설치하기 전에 후련한 결과를 얻고 싶다면, 교활(狡猾 sly) 아이템 장착을 권한다. 강력한 비방 아이템을 누르고 승기를 잡아가는 길목에서 자칫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병목현상에 아무리 고성능 그패픽 카드라도 수행 성능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슬라이 아이템이 비방의 용기백백을 넘어 악의적인 수단에 다다르면, 치밀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의 자판이 헐떡거릴..

글(文) 2025.06.01

기호0번 대선출마 후보자👧🏽

이 대통령 후보를 신문 지상에서 처음 만났을 때 '아흐흑!' 비명을 질렀다. 이번 대선 출마 후보자가 1번 2번 3번 4번... 그리고 뉴스에 오르내리지 않는 후보가 두엇 있었다.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0번 후보자였다. 무한 수의 0번 후보자라는 번호에 놀라고, 여자 어린이 후보자라는 데에 놀랐다. 아니 반가워 지르는 소리였다. 1,2,3번 후보들이 몸과 머리가 크기만 했지 서로 입씨름만하고 있을 때, 이 깜찍한 후보님은 저출산 대책을 1호 공약으로 홀쭉해져가는 나라를 든든하게 가꿀 꿈을 피력하고 있었다. 진짜 나라를 위하는 첫 번째 할일이 무엇인지 피부에 와닿는 신념을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자녀소득공제 200% 확대~짝짝짝! 육아친화기업에는 법인세 감면, 비바! 아이 키우는 신혼부부에겐 반값 임..

글(文) 2025.05.30

나의 사전투표

미리 던지는 한 표. 21 事前投票 - The 21 preliminary election. 심연(深淵) 바닷가에서 섭조개 껍질 하나 줍는다. 검은 빛 표면에 검정 매직펜으로 내 이름을 적는다. 같는 검은 빛이라 글자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부채 조개껍질로 할까 망설인다. 둥그스름한 떡조개면 적당하겠다. 심드렁하게 쓴 검정색 이름이 선명하다. 찬성할 곳은 세 군데..무작위로 던져볼까 또 망설인다. 찬성할 곳 보다 부정할 곳이 세 곳전부다. 찬성을 부르는 세 곳 모두 해안으로 밀려 든 해양쓰레기 더미가 첩첩이다. 쓰레기를 치워왔어도 밀려드는 동해 서해 바닷가의 파도에 변하지 않은 건 해조음(海潮音) 뿐이다. 물빛이 변하고 파도의 성분이 오염되었다. 발가벗고 들어가 해수욕할 여름이 다가오는데 어느 바다로 가서..

글(文) 2025.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