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높다란 곳에 있을 때였네발그레한 물빛 미소를 짓는다는 소식낮은 곳에서 내가 귀 한 짝을 들어 올릴 때뜨거운 바람이 너의 향기 한 봉투번지내 투입으로 배달되었네받아든 나는 콧날로 봉투를 열고네가 나 없이 발그레 웃는 걸떨리는 각막에 옮겨 적었네다음 장으로 넘어갈 무렵7월의 태양은 거침없이 타올랐고이미 내게 와 있던 샤인머스캣 알알이달콤한 내 성질을 돋우고 있었네이제 난 너를 내 안에 넣으려고봉투 속에서 나온 시크한 낱말들을목 아래서 가슴골까지 고랑을 내어 글발을 심네단단한 너의 내면이 내 곁가리에서 잎 틀 때까지 나는 읽기를 미루네 너의 문장이 촉촉하게 침샘 흐를 때까지한 권이 되도록 아기자기 묶네앞뒤 표지에 분홍과 상아 빛 내력이 곱게아삭아삭 빛나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