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꿈꾸는 기타

담우淡友DAMWOO 2021. 2. 18. 04:22

볕이 들지 않는 구석에서

책장 귀퉁이에 머리를 기대고있다

등을 보이고 있어서 눈을 감았는지 

가늘게 뜨고 있는지 모른다

미동 없다

 

나무로 만들어졌다고 서서 자나

궁둥이가 바닥에 닿은  보면 앉은 거나 다름없다

세로가 길어 섰다고 본다

 

가슴에서 머리까지 즐비하던 음표가 떠난 

손에서 무릎까지 날래던 감각이 사라진 

겨드랑이에 바싹 끼던 포옹도 지워졌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로망스의 악보를 

장식처럼 귀에 칭칭 감고 있던

여친이  팔의 밖으로 나가 버린 뒤였다

 

기타는 봄잠 여름잠 가을잠 겨울잠에 들었다

 

올봄에는 경칩에 개구리와 같이 깨려나

껴안을 팔에 힘을  본다

겨드랑이에 포옹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촉이 닿는지 움찔, 착각일까

 

악보가 없는

봄이 먼저 안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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