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봄을 로그인하다

담우淡友DAMWOO 2021. 3. 9. 11:14

나무들이 메일을 전송하고 있다

 

내 눈의 각막은 각박하지 못하다

첨부 파일 햇살까지 수신한다

아직 차가운 바람이 삽입 되어도 스팸으로 치부하지 못한다

 

반짝이는 유리체 징검다리를 건너 이르는 망막 페이지에 적히는

나무들의 풋풋한 연두색 문자들

 

마스크 두터운 한겨울이 적혀 있다

움의 눈을 가리고 촉수를 안으로 접어 추운 바깥을 견디는 동안

장맛비가 씻어내지 못하고 구름도 길어 가지 못한  역경이 있다

우리 삶의 한 잘못으로부터 겨울잠을 깬 적의가 매서웠다

 

손상 입은 알고리즘을 형성층에서 수정한 뒤 심재에 업로드한 나무는

그래도 주어진 계절의 시간은 지켜야지

아열대 지구촌 구석구석 봄에게 새 실천의 콘텐츠를 전송해야지

 

나무의 섬세한 가지마다 희망의 문자가 파릇파릇하다

내 각막은 서로 가축하지 않는다

망막의 페이지는 얼마든지 증설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 친구를 불렀더니 그도 그렇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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