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낙엽 소리

담우淡友DAMWOO 2022. 11. 13. 07:02

시몬, 당신은 아는가 낙엽 날리는 송풍기 소리를

누군가에게는 낙엽이 치워야 할 계절의 잔재일 뿐

나무 아래 쌓이면 바람에도 날려가고

누군가는 발밑으로 조용히 낙엽 소리 듣는데

 

시몬, 당신은 좋은가 낙엽 몰아세우는 송풍기 소리를

나무 만큼 잎사귀를 단 적이 없어

잘 듣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지 못하는 낙엽

기계는 생각하지 못하고 입김을 세게 불 뿐이다

 

시몬, 당신은 기억하는가 낙엽 쓰는 싸리비 소리를

낙엽을 한 곳으로 모으는 빗자루의 소리가 쓸쓸할지라도

연기를 내며 매캐한 향기로 흩어지더라도

낙엽은 내려오기를 멈춘 적이 없으니

 

시몬, 당신은 잊었나 낙엽 밟는 맨발의 소리를

두 짝 귀 뿐인 사람은 듣지 못하는 낙엽의 말 여전히

가을이면 춘향전 완판본이듯 들려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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