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다시 한 해

담우淡友DAMWOO 2023. 1. 1. 03:00

바뀌지 않은 화면을 연다. 나 모르게 슬쩍 넘어간 달력을 인용한다. 0으로 시작하는 자연수가 안 보인다. 1부터 오름차순 첫 20023년 밤중이 어제 밤 자정 색깔, 불빛, 차가움, 새벽 2시, 책상, PC 아직 바뀌지 않았다. 뒷장이 남아 있는 책, 다 안 쓴 일기장 뒷면, 토끼 여럿 접다만 색종이가 있다. 콧물 닦은 가제와 스크랩한 신문에 17세기 명화, AI가 그린 작품이 여전히 눈을 뜨고 있다. 아르곤 만큼 많은 눈이 잠들기는 커녕 하품 조차 거르지 않는다. 나는 바로 어제 밤 맥주를 마셨으며 남은 맥아 성분이 병속에 있으며 바꾸지 않은 식탁 위에 멋진 상표가 한 모금 더 권하고 있다. 화면은 내가 열었고, 인용은 습관이었으며, 달력은 설명도 하지 않으며 확고했다. 에누리 없는 삶이 있었나. 고집 하나 대단한 가는 해와 오는 해의 같은 성질. 한 성깔 꼬깃꼬깃 적어 놓은 일기를 열고, 'HAPPY NEW YEAR' 한글 슬쩍 뒤로 가서 영어를 인용한다. 癸卯年 한자로 확장한다. 챙길 福이 많지 않아 늘 한 권을 다 채우지 못한 수필과 詩와 블로그의 카테고리, 꿀잠과 뒤척임, 짜증과 사랑, 책임과 일상. 아침은 아직 깨지 않은 2시55분. 달력이 선언한 새해를 바뀌지 않은 화면에 문자로 서술한다. 감당하기에는 너무 길어서 12까지 오른 후 다시 오르기로 한 삶의 단락을, 그 열과 행을, 의미와 실천을, 제기랄과 헐 등을.   

책장에 내 책 한 권 꽂혀 있는 느낌=집 한채만 한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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