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끝에 닿으면 달달한 느낌은 선입견에 길들여진 감각일까.이내 신맛의 혀 구역을 버섯유두 들판으로 질러가면 성곽유두를 무너뜨리며 쓴맛의 향기로 입안을 점령한다. 과테말라 산타모니카 SHB( GUATEMALA SANTA MONICA SHB) 워시드 품질의 깔끔한 촉감. 적도 근처의 중알아메리카 과테말라의 어느 커피농장에서 나온 원두가 태평양 연안을 거쳐, 혹은 육로로 북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근처의 휴양도시 산타모니카로 와서 로스팅한 원두라는 뜻일까. 긴 이름에다 SHB(strictly hard bean) 까지 붙어 엄격하고 철저한 워시드(washed coffee)품질의 커피 원두가 이국의 환상과 더불어 카페인 향취를 무차별 발산하다. 내 혀는 포로가 되었고, 카페인이 윽박지르는 복종의 강요에 온몸을 던져 버린다.이 사랑의 폭력 앞에 속절없이 항복한 나의 아침은 새 기분과 활력으로 노트북과 일을 시작한다. 커피 사랑의 아침을 로스팅해서 우리집 식탁 위에 동그마니 앉아 있게 하는지인의 미소가 커피 통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메리카노, 예가체프 아리차, 커피 가이, 커피박스.......이름도 모르는 커피를 체험할 수 있었다. 커피의 향기가 놓아준 인연의 다리가 아찔한 고공 출렁다리처럼 내 사랑의 아침을 흔든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그그 아그그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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