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2025/05 14

기호0번 대선출마 후보자👧🏽

이 대통령 후보를 신문 지상에서 처음 만났을 때 '아흐흑!' 비명을 질렀다. 이번 대선 출마 후보자가 1번 2번 3번 4번... 그리고 뉴스에 오르내리지 않는 후보가 두엇 있었다.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0번 후보자였다. 무한 수의 0번 후보자라는 번호에 놀라고, 여자 어린이 후보자라는 데에 놀랐다. 아니 반가워 지르는 소리였다. 1,2,3번 후보들이 몸과 머리가 크기만 했지 서로 입씨름만하고 있을 때, 이 깜찍한 후보님은 저출산 대책을 1호 공약으로 홀쭉해져가는 나라를 든든하게 가꿀 꿈을 피력하고 있었다. 진짜 나라를 위하는 첫 번째 할일이 무엇인지 피부에 와닿는 신념을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자녀소득공제 200% 확대~짝짝짝! 육아친화기업에는 법인세 감면, 비바! 아이 키우는 신혼부부에겐 반값 임..

글(文) 2025.05.30

나의 사전투표

미리 던지는 한 표. 21 事前投票 - The 21 preliminary election. 심연(深淵) 바닷가에서 섭조개 껍질 하나 줍는다. 검은 빛 표면에 검정 매직펜으로 내 이름을 적는다. 같는 검은 빛이라 글자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부채 조개껍질로 할까 망설인다. 둥그스름한 떡조개면 적당하겠다. 심드렁하게 쓴 검정색 이름이 선명하다. 찬성할 곳은 세 군데..무작위로 던져볼까 또 망설인다. 찬성할 곳 보다 부정할 곳이 세 곳전부다. 찬성을 부르는 세 곳 모두 해안으로 밀려 든 해양쓰레기 더미가 첩첩이다. 쓰레기를 치워왔어도 밀려드는 동해 서해 바닷가의 파도에 변하지 않은 건 해조음(海潮音) 뿐이다. 물빛이 변하고 파도의 성분이 오염되었다. 발가벗고 들어가 해수욕할 여름이 다가오는데 어느 바다로 가서..

글(文) 2025.05.29

5월의 3원색(三原色)

빨강, 노랑, 파랑색은 모든 색의 바탕이다. 근간(根幹)이다. 이 세 가지 색으로 다양하고 조화로운 색깔을 만들 수 있다. 이 셋 중 한가지 색만 빠져도 만들 수 있는 색의 가지 수는 대폭 줄어 든다.아름답고 뛰어난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하여 이 세가지 색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로 섞이고 병렬하면서 무궁무진한 색채를 만들어 간다. 완성된 그림 앞에서 사람들은 찬란한 색채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아끼지 않는다. 한 화가의 감성과 작화 의도에 따라 완성된 그림이 좋아서 오래도록 서서 감상한다. 너무 좋은 탓에 견디지 못하고 구매를 실행하기도 한다. 투자 가치를 매겨 재테크의 수단으로 이용하기까지 한다. 때로 단색(單色)의 추상(抽象)과 상징성(象徵性)에 매료되기도 하지만, 다색(多色)의 수려한 조..

글(文) 2025.05.24

뻐꾹, 5월

새벽 앞산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첫 소리 듣는다. 4분의 3박자 뻐꾸기 왈츠를 생각한다. 뻐꾹! 4분의 2박자 안단테(Adante) 호흡이다. 빠르지 않을 걸 보면 산란할 둥지를 찾는 데에 급하지 않을 걸까. 천천히 붉은뺨오목눈이의 둥지 근처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목눈이 그녀가 알을낳은 뒤에야 그녀가 잠시 먹이 외출 할 때 슬쩍 자기 알을 낳을 수 있다. 여의치 않으면 맷새의 둥지를 찾아야 한다. 다 작은 집들이지만, 자기 알을 맡겨 놓을 만큼 착하고도 어리석은 그녀들의 집이다. 자연님(自然 natuer)께서 아름다운 목소리는 주었지만, 집 한 칸 짓고 알을 낳는 소양은 심어 주지 않았다. 평생 남의 집에 알을 맡기고, 거기서 부화하여 새끼가 자라나도록 조금은 웃기는 본성(本性)을 심어 주..

글(文) 2025.05.22

5월의 靜物畵 A still-life picture

푸른 달 5월의 신록(新綠)이 짙어간다. 녹색의 생생한 풍경이다. 햇빛에 반짝이고 바람에 펄럭인다. 살아 있는 풍경 속에 끼어 있는 대선정국(大選政局)은 살아 있는 풍경일까?////////////////////나는 이 시국(時局) 속에 투표(投票 voting)라는 붓(brush)을 가지고 있다. 대선의 풍경화를 그릴 수 있다. 한 획으로 스윽! 그릴 것이다. 내 마음의 도화지에는 '대한민국'이라는 확인 도장이 찍혀 있다. 아무 도화지가 아닌 무궁화 이미지가 전사되어 있는 300g의 흰 카튼紙(cotton paper)다. 마음이 잘 번지며 발색(發色-신념의 발현)이 양호하다. 일반 도화지보다 조금 비싸지만, 6월에 완성할 대선 풍경을 미리 스케치하고 초벌칠까지 할 것이다. 그러나 스케..

글(文) 2025.05.20

102보충대의 추억

강원도 춘천이었다. 홍천 고향집에서 출발하기 이틀 전날 마을 선배와 동료들이 베풀어 준 환송식(?)이 있었다. 노래와 술과 떠벌이 덕담이 자정을 넘겼지만, 출발 전날 밤은 뜬눈으로 사랑채 창호문에 어리는 달빛을 홀로 바라보았다. 홀홀단신 버스를 타고 춘천에 도착 입영 전야를 입대 동창들과 여관에서 보냈다. 도착하자마자 이발소에서 더벅머리를 자를 때, 이발소 바닥으로 떨어지는 머리카락 뭉치를 내려다보며 드디어 사회와 단절되는 기분이었다. 한밤의 소주 몇 잔으로도 감출 수 없는 감정이었다. 일반 사회인이 아닌 특수사회의 군인이 된다는 건 삶의 새로운 챕터였던 것이다. 징병검사 때였다. 표준 남자 키에 체중이 50kg 오차 범위 플러스 마이너스 2 밖에 안되는데도 '갑종' 판정을 받았다. 맨살 등을 짝! 갈..

글(文) 2025.05.18

밤 새 夜鳥

달빛 이슥한 숲에서 그의 노래는천청색 보표 위에 삼잇단음표를 그린다5월이 와서 시작한 악보는달세뇨 악구를 지나 자꾸 되돌아오는 한 소절달이 서천을 건너 서산 너머로 가버려도언제 피네(fine) 세로겹줄 긋나내 귀로 잇대어 부르기 시작하면내 마음의 달팽이는 천천히 오선을 긋고 멈추었던 귓바퀴가 그의 음표 받아 적네구르다 구르다가 베갯잇에 오르면흘린 침샘으로 젖는 악보내가 부르지 못했던 노래 4악장 안단테 모데라토사랑은 기억으로 남아서 되돌아오는 소나타천천히 눈물샘으로 흘러든다밤새 홍건히 젖은 시간의 악보를 완성하는 노래 두견이가 다시 와서 재촉을 한다그의 노래가 나의 명곡이 될 때까지.

글(文) 2025.05.16

푸른달 열닷샛 날

5월(月 moon)이 둥글어간다. 잿빛 구름 뒤로 뿌연 달빛이 다가오는 아침 앞에 있다. 5월이 4계절의 앞에서 계절을 이끄는 선자(先者 leader)이다. 여름이 어떤 난관에서 허우적거랄 때면, 날씨의 지혜를 빌려 맑음과 흐림을 강론할 것이다. 낮은 곳이 많은 지구에서 여름이 채워야 할 강과 호수와 들판을 알려줄 것이다. 사람을 어떤 난관으로부터 이끌어내고 도와야 할지 푸른 달의 녹음과 맑은 날씨로 수업을 이어갔다. 여름이 봄을 앞질러 장마전선을 구축해 날씨와 다툰 적이 없듯이, 여름이 기고만장하여 땡볕과 폭우로 변덕을 일삼을지라도 머잖아 가을이 저기 있음을 제시한다. 계절의 알고리듬 속에서 봄과 여름이 저장한 착한 파일들을 불러와 봄의 푸름과 여름의 녹음을 생장에서 결실의 지혜로 한 해의 보람을 ..

아카시아 향기

오늘도 하루 잘 보낸 저녁이 와서느티나무 우거진 공원에 불이켜지면햇살에 밀려 앞산으로 숨어들었던 습기가 514 국도를 건너 반 마장 거리를 건너올 때빈손으로 혼자 오지 않고 서둘러 오다가 빨간 불 건너목을 그냥 건널까초록 불 눈 뜰 때까지 기다리며 잡고 있던 손앞산에 살고 있는 아카시아 그녀라일락에 라벤더 혼합한 샴푸향 온전 그대로공원에 도착한 후에도 놓지 않은 손목 저녁은 언제나 습기를 부르고오늘의 습기는 도시의 잡내 잠깐 지워줄께있는 깜냥대로 손잡아 끌고온 아카시아 그녀 향기투명하게 본뜬 그녀의 체취가 짙게 번지면저녁은 습기를 머금고 습기에 젖은 향기가 나뭇잎 사이로 자지러지게 풍길 때나무 닮은 사람들이 저녁을 연호한다아시카아! 아시카아!침묵하는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함께 온 사람의 손을 서로 잡..

글(文) 2025.05.13

나는 이 나라의 국민이다

민초(民草🌱 a grassy people )라는 풀잎 아래서 흙냄새 맡으며 살아왔다. 삶은 계란처럼 삶이 익었을 무렵, 건물 우거진 숲에서 아스콘 냄새를 맡으며 살아가고 있다. 빽빾히 기어가는 차량의 행렬을 바라보며 가끔 벚나무 가로수의 연자색 꽃잎의 봄을 행복하게 느끼곤 했다. 깔끔한 포도(鋪道) 위를 발랄하게 오가는 사람들의 스마트한 옷매무새와 모습을 아웃도어 진열장의 마네킨처럼 바라보며 즐거운 마음이 화분의 꽃처럼 피곤 했다. 미세먼지 공중에서 참새와 까치가 나는 것을 놓치지 않고 쳐다 볼 수 있었다. 조그만 미술학원에서 아이들과 티격태격 말이 되었다가 말이 안 되었다가 웃고 소리지르고 가끔 신경질도 내면서, 그림(畵picture)이란 이렇고 또는 저렇고 마스크 쓴 입술에다 침을 바를 정도였다. ..

글(文) 2025.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