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코로나에게 몇 가지 엄지척

담우淡友DAMWOO 2021. 1. 19. 08:51

어울려 살고 싶지 않았지만

지구에 살고 싶은 맘은 누구에게나 기본

네가 처음 일상의 갈피에 끼어들었을 때

찐 댓잎에서 나온 쯩즈를 처음 본 기분

찰밥의 쫀득한 점력이 낯선 냄새를 당겼지만

갇혀지내는 동안 주로 면발이 젓가락을 감았고

국물이 냄새와 함께 묻은 마스크를 빨아 다시 써서

달변을 막아 수다를 줄이는 힘

 

오, 침방울이 이렇게 촉촉한 줄을 안 새삼스러움었지

 

얼마나 대면 접촉이 샘물처럼 맑은 줄 몰랐던지

 

입을 대고 혀가 닿는 일상의 갈피마다 

걸러서 깨끗한 호흡이 되는 길을 찾아 긴장한 침묵들이

나로부터 옆에로 뒤에서 저기

옆 나라에서 대양 너머 열국까지

재잘거려야 할 습관을 미안하지 않게 했다

싱거운 정색을 덧칠하지 않게 했다 

적은 겸손만으로 자부심을 키워서 

내가 어떻게 우리가 되어가는지 

뒷 나라에서 앞 나라로 가는지 보여 주었다

지구살이가 어느 행성살이 보다 좋은 줄을

네가 우리의 자잘한 갈피 안으로 끼어들었을 때

 

그렇게 느닷없이 새로운 기준일 줄은

 

쌍수 들어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공존에 관한 또 한 번의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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