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겨울 비

담우淡友DAMWOO 2023. 1. 15. 07:56

겨울이 젖고 있어요 흰 보숭이 원피스 입었다가 답답했나 봐요 하의 실종 차림에 소한(小寒) 전 후 이따금씩 흰 레깅스 껴입다가 내열 풍만한 온몸 거추장스러웠나요 어제 오늘 긴긴 밤 추륵추륵 냉수 마찰 샤워 중이어요 북방 어느 집 아낙들은 흰 패딩 입든 말든 날씬 늘씬 앙상 가지가지 자륵자륵 젖네요 우리 누나 맨발이 앞마당 질러 물을 튀겨요 엄마 버선발이 부엌문 넘어 축축하면 대청마루 눅눅해요 막내 누이 말꼬랑지 머리카락 된장국에 젖었고요 어머머 형수님 앞치마에 동백꽃이 붉어요 밤새 조잘대던 낙숫물 한 바가지 수돗가를 돌아가요 아침 냇가 빙판 녹은 맏손자 바짓단에 쯧쯔쯧 혀가 젖는 할머니도 웅크렸던 말씨가 터요 겨울이 저냥 마냥 젖습니다 봄(春)이라도 미리 불러 짝꿍 쪽꿍 skin to skin 하려는지 제법 오래 추깃추적 하네요 내 마음 날씬 늘씬 앙상 가지마다 touch by touch 시린 손이 떨려요 젖은 손등이 간지러워요 겨울이 흠뻑 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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