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5일의 오후 열닷새의 오월 푸른 물감 풀듯 며칠 비가 지나고 윤기를 덧칠하는 햇살 눈부시다 5월은 한창 작업 중 매일 녹색을 wet on dry 하는데 살아있는 것은 모두 초록 신호등이다. 사람은 눈을 반짝이고 곤충은 날개를 펴고 바람은 어깨를 만진다. 행위 하나하나가 초록빛을 띄는 계절 화폭 앞에 앉.. 글(文) 2015.05.16
2012 제11회 동서커피문학상 몸으로 시를 쓰는 아기 조여랑 아기를 보면 시를 따로 쓰지 못한다 몸이 전부 시어詩語인 아기가 온몸으로 주어는 부드럽고 탄탄하게 문장을 시작한다 동사는 재잘재잘 강보와 베개를 돌아다니고 부사는 날렵하게 몸짓을 가누는데 빈틈없이 거든다 형용사가 꽃으로 피다가 나비 날다가 .. 글(文) 2012.12.18
너를 재생하다 너를 재생하다/ 담우(뚝지) 흙 속으로 사라질까 봐 아주 안 보일까 봐 태워서 단지 속에 가둔 것도 모자라네 네가 지나간 봄 여름 가을 날 짐작을 헛기침하던 겨울 날 기억 속으로 사라질까 봐 아예 생각 안 날까 봐 공 시디 한 장 널널한 분량 겨우 슬쩍 넘은 반생을 칩 속에 감금하네 단지 속에서 시간 .. 글(文) 2011.10.03
십사 층 아파트 베란다 십사 층 아파트 베란다 오십일 킬로그램의 몸무게가 불법인지 이 높이에 서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저 아래 단단한 납빛으로 버티고 누운 콘크리트 바닥은 날마다 오르는 이 높이가 달갑지 않은지 늘 발부리를 잡아당긴다 어질어질한 나는 발목을 버팅기고 난간을 굳게 잡지만 정신 줄이 흔들린다 줄 없이 매달려 살아온 눈치로 일 층에서부터 꼼꼼히 열네 번의 구직을 읽는다 내려갈 때도 줄에 매달린 승강기의 무게를 가지런히 알아서 가눈다 어느 층에서 불안이 무거워졌을까 빠뜨린 층의 호 수처럼 이빨 수가 어긋나는 직립의 매무새 바닥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바닥의 신호가 닿지 않는다 다부지게 물고 늘어져도 아래를 살피면 묽은 피의 무게가 밑으로 쏠린다 벗어던지면 날 수 있다 날 것이다 날 수 있을 것이다 혈관의 불끈 성질만 높은 .. 글(文) 2011.08.27
5월의 양말 5월의 양말은 나붓이 포개어 발을 감싸는 손이네 곧은 한 길을 가는 발에게 지치거나 바닥이 아프지 않게 녹음 디디며 가라고 덧대는 발이네 걸음이 서툰 발들 앞에서 누군가는 앞서서 걸어야할 때 걸려 넘어지지 않고 잰 걸음 날렵하게 고샅길 오르는 헛딛지 않고 내리막을 총총히 내닫는 통풍이 싱.. 글(文) 2011.05.15
詩-봄, 로그인 이름 뚝지 (작성일 : 2011-03-10 11:05:08, 조회 : 237) 홈페이지 --> 다운로드1 , Download : 0 --> 다운로드2 , Download : 0 --> 링크1 --> 링크2 --> 제목 봄, 로그인 봄, 로그인 /'뚝지'라는 필명으로 쓰다 일령 자란 아이디 풀어 음절 하나씩 양지바른 글상자의 여백을 민다 제자리 못찾고 눈을 비비는 가운데 낱소리 하나 .. 글(文) 2011.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