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재생하다 너를 재생하다/ 담우(뚝지) 흙 속으로 사라질까 봐 아주 안 보일까 봐 태워서 단지 속에 가둔 것도 모자라네 네가 지나간 봄 여름 가을 날 짐작을 헛기침하던 겨울 날 기억 속으로 사라질까 봐 아예 생각 안 날까 봐 공 시디 한 장 널널한 분량 겨우 슬쩍 넘은 반생을 칩 속에 감금하네 단지 속에서 시간 .. 글(文) 2011.10.03
십사 층 아파트 베란다 십사 층 아파트 베란다 오십일 킬로그램의 몸무게가 불법인지 이 높이에 서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저 아래 단단한 납빛으로 버티고 누운 콘크리트 바닥은 날마다 오르는 이 높이가 달갑지 않은지 늘 발부리를 잡아당긴다 어질어질한 나는 발목을 버팅기고 난간을 굳게 잡지만 정신 줄이 흔들린다 줄 없이 매달려 살아온 눈치로 일 층에서부터 꼼꼼히 열네 번의 구직을 읽는다 내려갈 때도 줄에 매달린 승강기의 무게를 가지런히 알아서 가눈다 어느 층에서 불안이 무거워졌을까 빠뜨린 층의 호 수처럼 이빨 수가 어긋나는 직립의 매무새 바닥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바닥의 신호가 닿지 않는다 다부지게 물고 늘어져도 아래를 살피면 묽은 피의 무게가 밑으로 쏠린다 벗어던지면 날 수 있다 날 것이다 날 수 있을 것이다 혈관의 불끈 성질만 높은 .. 글(文) 2011.08.27
5월의 양말 5월의 양말은 나붓이 포개어 발을 감싸는 손이네 곧은 한 길을 가는 발에게 지치거나 바닥이 아프지 않게 녹음 디디며 가라고 덧대는 발이네 걸음이 서툰 발들 앞에서 누군가는 앞서서 걸어야할 때 걸려 넘어지지 않고 잰 걸음 날렵하게 고샅길 오르는 헛딛지 않고 내리막을 총총히 내닫는 통풍이 싱.. 글(文) 2011.05.15
詩-봄, 로그인 이름 뚝지 (작성일 : 2011-03-10 11:05:08, 조회 : 237) 홈페이지 --> 다운로드1 , Download : 0 --> 다운로드2 , Download : 0 --> 링크1 --> 링크2 --> 제목 봄, 로그인 봄, 로그인 /'뚝지'라는 필명으로 쓰다 일령 자란 아이디 풀어 음절 하나씩 양지바른 글상자의 여백을 민다 제자리 못찾고 눈을 비비는 가운데 낱소리 하나 .. 글(文) 2011.04.28
섬족(殲族)의 시계 머리는 크지만 가슴이 작은 나라를 생각하며 이름 뚝지 (작성일 : 2011-04-04 21:58:03, 조회 : 52) 홈페이지 --> 다운로드1 , Download : 0 --> 다운로드2 , Download : 0 --> 링크1 --> 링크2 --> 제목 섬족의 시계 섬족(殲族)의 시계 흔들리는 땅에 서식하는 종족은 낮은 풀이 기는 길섶 한적한 모퉁이에서도 곧잘 넘어진다 .. 글(文) 2011.04.07
구제역으로 희생당한 소를 기리며 이름 뚝지 (작성일 : 2011-02-11 21:56:08, 조회 : 100) 홈페이지 --> 다운로드1 , Download : 0 --> 다운로드2 , Download : 0 --> 링크1 --> 링크2 --> 제목 [이미지5] 협연 협연 協演 우리가 채록한 땅의 악보 어디쯤인가 쟁기로 그린 오선이 모퉁이를 돌고 들을 지나 귀에 딱지 앉은 너름새는 시간의 마디에 늘임표를 찍는다.. 글(文) 2011.02.18
합박눈과의 인터뷰 함박눈과의 인터뷰 산들채 아파트 단지 이천십일 동 앞 놀이터 스트로브 잣나무 옆에 파고라 지붕까지 희게 덮어 단일 색으로 제작한 겨울 무채색전 작품에는 십오 층 전 주민이 베란다에서 내다볼 낌새를 감안한 배려가 깔려 있다 앞 동 주민 삼십 프로가 층계참 문으로 내다 볼 우연을 계산한 의도.. 글(文) 2010.12.14
시마을 문학 제목 커피를 내리며 커피를 내리며/ 淡友 나는 황인의 주술사 원두 속에 웅크린 원주민을 불러낸다 그 몸에 간직한 검은 바람 강렬한 햇살 한 스픈 두 모금 석 잔만 주문을 건다 커다란 눈동자는 수심 깊어지고 출렁이는 두려움에 제단이 덜걱거린다 '라하 케결정 을간순 이 여피 은검' 그 몸을 빠져 나온 사막이 깔리고 모래 언덕을 넘어 오는 영혼이 거름 종이를 건널 때 절정으로 치닫는 주문, 한 방울만 이 씨씨만 세 컵만 사막의 샘이 제단을 적신다 정갈한 찻잔에 받치는 가장 경건한 시간 원주민의 별 같은 이빨이 딸깍딸깍 찻잔을 깨운다 문명이 익을 때부터 조금씩 반짝이던 소리 식인의 기억이 노을처럼 은밀히 정글을 뚫고 바다를 건너 빌딩 숲을 지나 전라의 영혼을 나른다 '검은 피여 이 순간을 정결케 하라' 오래 그.. 글(文) 2010.11.18
비의 문법-詩 띄어쓰기부터 찬찬히 10포인트로 타자할 땐 빠르고 불규칙한 음보가 12포인트일 때는 조금 느리게 우산에 쓰는 걸 밑에서 들어 보면 일정하게 우산의 가청 영역을 최대한 활용하는 근성이 팽팽하다 휘어진 우산살을 빠뜨리지 않는다 찢어진 곳을 건너뛰는 법 없이 골고루 수분 적절한 자연을 어근으로.. 글(文) 2010.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