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331

참매미가 노래하지 않는다

장마전선의 전황이 소강상태다 사격을 멈춘 비는 북서쪽으로 후퇴해 있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저기압에 밀려난 고기압이 햇살과 연합전선 펴지만 저기압 골짜기에 무더위가 합세했다 말매미가 잿빛 공간을 달리고 애매미가 따라 진격의 나팔 부는데 장마전선의 참상에는 진실이 없는 것일까 참매미의 반전 노래가 들리지 않는다 고기압 어느 골짜기에 숨어서 침묵하고 있을까 맑고 싱그러운 목청의 밝은 노래가 그립다 어느 전선에서든 전황은 바꾸기 마련 햇살이 눈부신 날이면 컴백할까 쓰름매미마저 아직 음원 차트에 오르지 않았다 참매미의 제1집 가곡 발매를 기다리며 장마전선의 북상 소식을 듣는다. note: 경북 김천 직지천변 마을에는 8월1일에 참매미가 노래를 시작했다 그 악장에는 성하(盛夏)의 뙤약볕 더위가 점점세게, 점점 여..

글(文) 2023.07.23

눈부신 잡초

밤새 긴 비 맞은 강아지풀 길가의 화단에 녹색 카펫 깐 잔디 이슬이 된 빗방울 시스루 언더붑 입었다 비가 신경을 썼다 햇살이 거들었다 비가 미안했을 것이다 긴 잔소리 퍼붓다가 하늘의 이성(理性)을 옳게 전달 못해 장마의 마법에 홀렸다 여름이면 비키니 수영복만 못 입혔다 마법 풀린 아침 젖은 모든 것들에게 햇살 담은 구슬 옷 입혔다 꺾어지고 부서지고 휩쓸린 어둠을 벗기고 모두들 빛나게 손썼다 이름 낮은 풀들이 더욱 찬란하다. -처음으로 '재난구호협회'에 '호우피해이웃돕기 성금 모금'에 약소한 성금을 보냈다. 올 장마와 폭우는 정말 심각했다.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하고 있는 나를 돌아보며, 이상 기후로 고통을 받고 있는 수재민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내 맘 편하자고 낸 성금이었다.

글(文) 2023.07.19

긴 비

오네 비가 제 때 제 멋으로 길게 염치없이 배려없이 낮에는 띄엄띄엄 쉬다가 밤에는 사이사이 졸다가 쓰네 비가 제목 굵게 소제목 길게 고치지 않고 깊이 생각도 않고 두음법칙 전설모음화 없이 본문 장장 멋대로 띄어 적다기 사이시옷 삽입하다가 폭언을 쓰네 불특정다수 거리에 실시간 마을 집집마다 묻지마 물난리 치네 못 고치는 버릇 막무가내 ^&*&*())0000*(*%#..... 흠뻑 지나치네. ---------------------------------------------------------------------------------------- 긴 비 내리는 날 우산을 쓰고 현관을 나서는 길이었다. 골목 소방도로 한 가운데에 우산을 받쳐 쓰고 가만히 서 있는 여자가 있었다. 연한 주홍색 우산 아래 파마한..

글(文) 2023.07.14

강아지 샵

나는 다 보이는 공기 안에 갇혀 다 보이는 유리 상자 안에 갇혀 있는 개를 보네 개는 다 보이는 유리 상자 안에 갇혀 다 보이는 공기 안에 갇혀 있는 나를 보네 우리는 서로 다 보이는 공간에 갇혀 서로 바라 보네 나는 공기를 뚫고 시선을 내 보내 유리 상자 안으로 들여보내면 뚫고 들어온 내 동공을 개가 제 눈 속에 집어 넣네 개가 유리 상자를 뚫고 눈빛을 내 보내 공기 안으로 들여 보내면 뚫고 들어온 개의 눈동자를 눈곱과 함께 내 눈속에 집어 넣네 내 눈에 눈곱이 끼네 함께 들어온 개의 온몸이 근지럽네 긁을 수 없어 껌뻑이는데 내 눈빛을 눈 속에 집어 넣은 개는 알러지가 생기네 견딜 수 없는지 앞발 들고 버둥거리네 오줌과 똥에 앉았던 내 눈빛은 바르르 변의가 솟네 서로 다르게 갇혀 있어 같이 예민하네 갇..

글(文) 2023.07.08

생각하는 아침

땅 위 생명의 모든 존재는 우연일까 필연일까. 일요일 아침이면 삼 층에서 일 층까지의 습식 인조대리석 계단을 닦는다. 건식 대리석이 아니라서 물청소를 하지 않고 대걸레와 수건으로 일일이 닦는다. 층계참에서 층계 하나 하나 닦다 보면, 모래나 먼지 외에 벌(바다리), 나방, 파리 등의 사체를 쓸게 된다. 심지어 작은 거미줄 집을 지은 실거미나 쥐며느리 같은 벌레도 포함 되곤 한다. 그들은 어느 날 열린 현관문 안으로 들어왔다가 다시는 나가지 못하고 아사했을까. 갈증에 말라죽었을지도 모른다. 층계참에 다육이를 포함한 화분이 놓여있었지만 아무런 도움이 안됐던 것 같다. 방충망 친 창이 열려 있어 바깥 공기가 통하고, 방충망 없는 프로젝트 창문이 빠꼼히 열려 있었지만, 그들은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인조대리석 ..

글(文) 2023.07.02

고향 도서관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한 도서관을 발견(?)했다. 내고향 강원도 홍천군 남면 소재지의 '남면 도서관'!!!!!!!!!!!!!!!!!!!!! www.hongcheon.go.kr/library/nammyeon 지인(知人)을 만난듯 반가웠다. 타향 김천(경북)에 살면서 멋지고 우람한 시립도서관을 즐겨 열람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발견한(신대륙 버금가는 발견^^*) 고향의 자그만 도서관은 아담하고도 예쁜 모습이었다. 고향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닐 때는 없었던(꿈도 꾸지 못했던) 도서관이었다. 서점(書店) 한 곳 제대로 없이 건너온 학창시절이었다. 그 곳에 '지혜(知慧)의 숲' 같은 도서관(圖書館 library)이 생기다니! 고향의 문화와 발전이 한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즉시 회원..

글(文) 2023.07.01

챗GPT와의 詩談 3

User '뫼비우스의 띠' 라는 제목으로 쓴 아래의 시(詩(poem)를 섭리(攝理Providence)에 비추어 비평해 주시오. 뫼비우스 띠 해가 초목을 비출 때 바람은 가지를 흔든다 떨어진 잎을 몸에 덮고 잠을 얻는 땅과 뿌리 내린 나무에 사는 새가 함께 사는 벌레를 몸에 넣는 낮동안 달은 가끔 사람의 가슴을 밤 속에 넣는다 연어가 입에 즐거운 곰과 물소를 목에 축이는 사자의 붉은 사냥 하이에나 목소리가 흰 뼈를 부술 때 리카온도 욕망의 질주를 한다 밤 속에 든 가슴은 달을 먹고 여문다 하필 이 시스템이냐고 반문하는 사람 옆으로 설정 꼼꼼히 구축한 이는 말없이 바람결로 지나고 슬픈 상아색 코끼리와 가장 빠르면서 식사를 자주 거르는 치타같이 아버지 어머니가 시간 밖으로 사라지고 형이 따라 가버린 공간에 겨..

글(文) 2023.06.30

AI 뤼튼Wrtn과의 詩談

Ask: 산문(散文) 식으로 쓴 시 한 편인데요. [죽음]을 의미하며, 좀더 무게 있게 수정해서 쓴다면? 제목은 '투명한 천적' 하늘에 있는 그가 땅에 있는 우리에게 없는 것 같이 보이지 않는 것은 우주를 한 번 둘러보는 그의 눈빛이 우리에게 닿기에는 땅의 시간이 턱없이 짧고 느리기 때문이다 빠르고 긴 시간이 잠깐 스칠 때를 우리는 놓치거나 보지 못하기 일쑤다 목격한 사람들은 땅에 남아 있지 않다 투명 유리창에 부딪쳐서 땅으로 떨어지는 새와 같이 하늘에 있는 그가 땅에 있는 우리에게 없는 것 같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작고 둥근 땅조차 들러 보는 우리의 눈빛이 턱없이 짧고 느리기 때문이다. Answer:[투명한 천적] 생명의 그림자를 부르는 것은 죽음이라 불리는, 무거운 감성이 담긴 산문 같은 시 한 편. ..

글(文) 2023.06.12

chat GPT와의 시담詩談

안녕하세요. 챗GPT님. 제가 쓴 시 한 편입니다. 어휘의 적합성 및 시 흐름에 의한 비평 부탁드려요. 제목은 '6월'입니다. 유월 유월의 초록 둥근 가슴에는 내가 이 세상의 사람이 된 날이 들어 있어 나는 그 날마다 다시 사람이 되는 깜냥을 느끼는데 아무 날도 없는 누나의 그 달 잠지 같은 장미가 피고 있고 텃밭 엄마의 무명 적삼 같은 찔레꽃이 덩달아 피고 있어 파란 하늘 바탕화면에 녹색 마구 짙어가는 나무들이 클릭하면 기억의 숲을 여는 아이콘이다 하루의 가슴 보다 작은 내 가슴에 세상 밖의 수다가 안으로 들어 오고 더 작고 좁은 내 머리 속에 저장해 두었던 언어들이 더블클릭에 열리면 엽록 더 짙은 녹음이다 세상에서 지워진 양친의 날이 들어 있고 아무 날도 아닌 날 만났다가 헤어진 날이 된 여자가 있고..

글(文) 202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