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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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확증 편향 確證偏向

내 삶의 길섶을 지나간 내 나라의 대통령이 현재 열세 명이다. 첫 대통령은 세 글자의 이름과 휜 머리 그리고 흰 두루마기 모습으로 헐벗은 내 유년의 길섶을 풀잎 하나 거드리지 않고 지나갔다.  두 번째 대통령은 이름 석자와 어정쩡한 모습으로 조금 자란 유년의 정강이 아래를 슬그머니 지나갔다. 세 번째 대통령은 깡마르고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와 성장한 내 투표의  방향을 틀어 쥐고 지나갔다. 데모와 최류탄 연기가 자욱했지만, 누가 그 억압아래 청춘을 앗기든 나는 내 아버지의 근면으로 쌀밥을 배불리 먹고 학교까지 풀코스로 다닐 수 있었다. 네 번째 대통령은 그 가 왜 힘없는 통수권자가 되었는지 어렴풋이 아는 사이에 길섶의 가을바람처럼 지나가 버렸고, 다섯번 째 대통령이 대머리를 치켜들었을 때, 어? 저 사람이..

글(文) 2025.02.20

눈 이불 덮고 잠든 초가

설경 사진을 검색하다가  '전남 장성'의 한 시골 마을의 초가 풍경을 캡쳐했다. 아직 사람의 발자국이 찍히지 않은 집입로와 두터운 눈에 덮힌 초가 지붕 아래 인적 없는 벽과 출입문아 고즈넉해 보였다. 아침일까 한낮일까 새조차 날지 않은 갈색의 뒷산과 겨울 침옆이 우중충한 분위기가 깊은 적막을 두르고 있었다. 저 마을에 들어서면, 사람을 찾기 전에 그 고요한 분위기에 젖어들어 호젓한 감상에 빠져들 것 같다. 뽀드득거리는 발자국 소리를 귀에 담으며, 어쩌면 두고온 그리움 하나 기억의 갈피에서 걸어나와 가슴 포슬포슬 눈이불 걷어낼 것 같기도.................내 머릿속에 영구 저장된 유년시절의 고향의 초가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다.

수채 풍경화 2025.02.19

예원상자접기

초2 예원이가 우연히 시연한 상자~^^*     세모+세모 & 뒤집어서 네모+네모   오므려서  아래와 같이 접는다 & 뒷면 동일   요렇게 되는데   올려접고   펴서 눌러 주고   아래와 같이 올려 접어 주면 & 뒷면 동일  이면을 양쪽으로 벌리면 접을 곳이 또 나옴  또 요렇게 접어 주고                     그런다음 이렇게 접어 주면    안에 손가락을 넣어 펼치며 모서리를 조물락조물락 매만지며 다듬으면 완성!양모서리 가운데 세모 부분을 펼쳐 주죠.~^^*

달빛 새벽

오늘을 시작하는 전등을 끄자이미 밤부터 와 있던 오늘이 달을 켜네일찌감치 공전(公轉)의 버튼을 눌렀을 거네잊어버린 하루가 없었듯이오늘은 어제부터 내일을 일정표에 넣었을 텐데 나는 새벽이 뿌연 오늘 일정의 거실 바닥에 앉아웅크렸던 어제의 결핍을 소매부터 펴네걸어갈 시간의 길이 넉넉하게 가랑이를 펴네 오늘과 타협을 하네내 머릿속 미로에 걸어오고 있는 봄을도파민 젖은 풀잎으로 만나게겨울 수잠 깊은 뉴런의 골짝에서생강나무 꽃 움으로 입맞추게음험한 계획을 네 일정에 넣어달라고 오늘이 달빛 아래 조건을 적네대단한 것 보다 소소한 제안이라고쓸데 없는 자신만만 따위 책상 위에 임시저장하라네나중에 불러오면 수정해서 은연자중하라네 바른 자전(自轉)을 하며 달이 아드레날린 걸음으로 제길 걸어 가고나면햇살에게 살가운 사람이 ..

글(文) 2025.02.16

比較의 誤謬 error of comparison

한 여검사가 헌재 과정의 피의자 진술 시간에 대해 피력한 소견 기사를 보고, 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탄핵 피의자의 진술시간 '3분'을  재판관이 묵살한 것에 대한 법적 견해를 밝힌 것인데, 그 지적이 틀린 게 아니라 비교한 전례(前例)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일제(日帝)의 수괴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의 최후 진술 시간을 1시간 반이나 주었다는데, 3 분조차 내어 주지 않은 헌재의 재판관이 그 일제 재판관 보다 못하다는 지적이었다.  그 지적이 이상하다는 건  양식 있는 현직의 검사가 어떻게 100여 년 전 일제의 재판 전례를 현재에 비교하여 재판 과정을 왈가와부할 수 있는지부터였다. 더구나 한 나라의 운명을 걸고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일으킨 거사에 대한 재판의 위상과 현재의 탄핵 피의자의 진상을 놓..

글(文) 2025.02.15

폭설(暴雪) 미학(美學)

눈(雪)이 흰색을 뽐내네깨끗하다고 역설하네다채로운 세상의 오류(誤謬)들을단색(單色)으로 덮는 힘미치지 못한 적이 없다 하네추위조차 눈 아래로 잠기고붉게 눈부신 지랄과 발광들도 옥양목 이불깃 아래 잠잠하네 눈이 대기권 밖으로나가지 않고적도 근처로 아예 가지 않고패악(悖惡) 빠죽삐죽 침엽으로 우거진 곳우리가 언제 맑고 투명했더라?솔직하고 당당했더라?의문이 울긋불긋 물드는 나라에반드시 수정을 예언하던 눈발 사뿐바쁜 내 누이 맨발처럼 내려오네흰 속옷 추스르는 손길처럼예쁘고도 뇌살맞게 하늘하늘아이 참, 죽겠네 하지 말라네오늘 하루 쯤 백색으로 발가벗고제악(諸惡)을 깊이 묻을까 한다 하네 아주 생고집이네.

글(文) 2025.02.12

사람의/사람에의한/사람을 위한

Nation of the human, by the human, for the human...............................!!!  사람의 나라. 사람에 의한 나라. 사람을 위한 나라....................정치인의 나라가 아닌, 위정자의 나라가 아닌, 정객을 위한 나라가 아닌.............진정 사람을 위한 나라가 그립다. 사람이 사람을 뽑아 리더로 삼으면 그는 더 이상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늑대의 리더다, 사자의 리더다. 나라 안에서나 나라 밖에서 늑대로 울부짖어야 한다. 사자의 목소리와 발톱으로 사람 이상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그런 그가 나라 안에서 사람 이상의 사람이 될 때는 거의 성인(聖人)의 영역에 들어서야 한다. 평범한 사람처럼 둘러대고 거짓말 하고 ..

글(文) 2025.02.09

입춘 강설立春 降雪

입춘 시즌에 내리는 눈은우리 누나 봄 치마에 내려앉는 꽃 무늬달콤한 문자를 받고가로수 아래 헤아리는 꽃 송이콧등에 한잎 얹어미소가 한 길 무단횡단 건너면아버지 전화는 발 아래 찍히고어머니 잔소리는 바람에 실려가고누나 머리 안 말려 줄거야 내가 보낸 문자에는 ㅋㅋㅋ 꽃잎 핀다폭설이 근심을 건너올때오늘은 누나가 무너지는 날오던 봄이 늦어져데이트가빠진 눈더미에하얀 사람 하나 세운 후인증샷 눈가에 쌓이는 기다림입춘 시즌에 내리는 눈은우리 누나 달거리에 장미가 피는 날감추지 못한 지랄이 발광을하면가족이 눈 치우러 현관 앞에 우르르봄이 오는 길을 낸다엣날 옛 적에 Once upon a time.

글(文) 2025.02.07

입춘立春 추위

봄이 오려는데좀 더 있다가 오라고나 할 일이 남았다며두툼한 겨울이 행짜를 부리나           * 봄이 오면 너는 샤라라~ 미소가 얇아지겠지만나 겨울은 얼음장 양심을 녹이기엔시간이 너무 짧아두꺼운 고백을 다 마치지도 못했어 세상은 나로부터 자꾸 반대의 검은 패딩을 껴입지만내게 보온(保溫)은 어울리지 않아살아온 내 과거에 긴 스키장이 있었고눈싸움도 지랄같이 이긴적도 있어날카로운 고드름 성질을 포기하지 않아끝끝내 소신을 깨뜨리지 않을 거야         * 봄이 쉬폰 원피스 셔링 옷깃 갈아입는데독감 들지 않으려면 참아 견뎌눈 펑펑 이실직고할테니조급한 마음에 커튼을 치라며겨울은 큰 소리치고 있나 봄의 가슴에 얼굴 묻고 흐느끼지 않으려고.

글(文) 2025.02.05

재능기부 '미술생활'

'미술생활'이란 모토(motto)로 시작한 '미술재능기부 프로그램' 실천이 어언 5년째(2019년6월 출발) 접어들고 있다. 막 장년에 드는 어머니들과 연세 지긋한 만년의 어머니들까지........아버지들은 왜 없는지..ㅋ~............한 주일에 하루 90분 그림(소묘와 수채화) 수업을 이어왔다. 느지막에 그림을 배운다는 건 놓쳐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는 계기가 되는 것일까. 어렵다거나 힘들다는 고심을 너머 때로는 흡족하며, 때로는 낙담하며 의미를 담아가고 있다.   한 마을에서 수십 년 미술학원을 하며, 삶을 영위했고, 안정된 생활을 얻게 되었다. 무언가 환원(還元 give back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였다. 망설이다가 시작했지만, 이렇게 하지 않았으면, 긍정 ..

강의 일기 2025.02.03